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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소수계 중에서도 소수의 목소리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A의 노숙자 문제가 그렇다.   지난해 4월이었다. LA에서 한인 노숙자가 사망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본지 기자들은 즉시 현장으로 가서 취재를 진행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한 후배 기자가 우연히 또 다른 한인 노숙자를 마주쳤다. 그는 이강원 목사였다. 10년 전만 해도 노숙자 셸터를 운영했던 그는 정작 노숙자가 되어 길거리에 살고 있었다.   노숙자를 돕던 목회자가 어떻게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의문이 생겼다. 그가 노숙자로 전락한 배경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초벌 취재 가운데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이 아닌, 그 이면에 보다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 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의 일이다. 이 목사가 갑작스레 길거리에서 숨졌다. 마약 메스암페타민에 의한 죽음이었다.   본지 취재팀은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었다. 잠시 취재 중단도 고려했지만, 다른 시각을 빌어 그가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취재팀은 살아 있는 한인 노숙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통해 이 목사의 비극적인 죽음과 원인을 조명해보기로 했다.   LA는 전국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주류 사회 속에 한인 사회는 하나의 작은 커뮤니티에 불과하다.   그러한 소수계 커뮤니티에서 한인 노숙자는 더욱더 눈에 띄지 않는다. 소수계 중의 소수계인 셈이다.   일례로 취재팀은 취재 과정 중 한인 노숙자에 대한 현황이 담긴 통계 자료 등을 얻고자 했다. 문제는 정부 당국이 이러한 조사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시정부 정책의 맹점을 드러낸다. 단순히 길거리의 사람들을 노숙자라는 큰 범주 안에 집어넣고 획일적인 정책만 적용하다 보니, 소수계 중의 소수계인 한인 노숙자들의 목소리를 간과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주류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노숙자 이슈를 다양한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보도해 왔지만, 실제 한인 노숙자와 같은 극소수의 미세한 목소리를 전달한 적은 없다.   한인 노숙자들은 민족적 동질감 등을 통해 한인타운 내에서 나름의 안도감을 느끼고 살아간다. 소외되고 배척당하는 감정이 뒤섞이더라도 한인타운에서 머물고자 하는 이유다.   본지는 한인 언론으로서 한인 노숙자들과 공유가 가능한 언어, 문화, 정서 등을 통해 주류 언론 기자들이 조명하기 어려운 틈을 취재 영역으로 삼았다. 물론 일반 한인들과 한인 노숙자들 사이에서도 단절이 존재한다. 이러한 괴리는 지난 연말 본지가 마무리한 한인 노숙자 기획 시리즈를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보도한 것에 대한 반응을 보면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수많은 독자가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한인 노숙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현실을 기사를 통해 비로소 인식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인들도 제대로 모르는 소수계 노숙자들의 현실을 하물며 주류 사회가 어떻게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한인 노숙자 기획 기사는 단순히 소수계 노숙자에 대한 처절한 현실에 주목하자는 게 아니었다. 구성원과 구성원,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사이의 단절을 조명하고, 그 가운데 묻힐 수밖에 없었던 한인 노숙자들의 목소리를 끄집어내는 게 목적이었다.   이강원 목사도 그러한 단절 속에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눈을 감아야 했고, 지금도 길거리에는 여러 한인 노숙자들이 삶의 끝자락에 내몰려 있다.   본지 기자들은 수개월간 펜과 수첩을 들고 틈만 나면 길거리로 향했다. 서로 얼굴을 익혔고, 관계를 구축해 나갔다. 정신 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담긴 코멘트 한 줄을 받기 위해서였다.   노숙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실질적인 피해와 고충도 분명 있다. 단, 이번 기사를 통해 소외 계층에 대한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되고, 한인 사회 또 주류 사회에서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대화가 촉발됐으면 한다.   소수 중의 소수의 목소리는 쉽게 들리지 않는다. 그들의 목소리를 펜을 통해 증폭시켰던 이유다. 장열 / 사회부장중앙칼럼 소수계 목소리 한인 노숙자들 소수계인 한인 소수계 커뮤니티

2025-01-20

50%대50%, 투표하면 한인 정치인 나온다

버지니아 주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해롤드 변(공화, 40지구) 후보가 소수계 후보가 “한인 한표가 한인 정치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롤드 변 후보는 지난 28일(목) 한인커뮤티니센터에서 열린 한인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변 후보는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댄 헬머(민주) 후보와 50% 대 50%로 동률을 기록했다”면서 “한인들이 40지구에 거주하는 한인 유권자에게 연락을 해서 반드시 투표해달라고 당부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 40지구는 센터빌을 중심으로 클립튼, 페어팩스 시티, 페어팩스 스테이션, 버크, 헤이마켓, 게인스빌 등 광범위한 지역을 포괄하고 있다.     변 후보 진영에서는 투표장에서 기표용지에 ‘Pyon’이 표기돼 있다면 반드시 투표해줄 것을 당부했다.   변 후보는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민주당과 결탁한 주류언론이 나를 표적삼아 흑색선전과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헬머 후보 진영에서는 현재 변 후보가 유태인인 헬머 후보를 비난하는 정치광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변 후보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내가 소수계 후보라는 사실을 악용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늘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 후보는 “미군에 복무하고 연방정부 공무원으로 일해왔던 애국자인 내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변 후보는 또한 “헬머 후보가 나를 ‘나치’와 ‘KKK’단으로 비유하는 등 도를 넘는 짓을 벌이고 있다”면서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한 나머지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후보는 “소수계 중의 소수계인 한인이 막상 선거운동에 뛰어들고 보니 뜻하지 않은 장벽을 만나 울 때도 많았다”면서 “차별을 극복하고 한인들이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자 한다면, 한인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눈치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인들의 민주당 선호 현상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한인 후보 앞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을 편가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한인은 한인으로 통일해서 투표하자”고 역설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정치인 투표 한인 정치인 한인 후보 소수계인 한인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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